압록강 범람으로 신의주 홍수 피해 심각… 北, 軍 동원 5000여명 구조
입력 2010-08-22 21:16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압록강이 범람해 평북 신의주시와 그 일대가 침수되는 등 홍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 대의 비행기와 함정을 동원, 5000여명의 주민을 구조했다고 21∼22일 이틀에 걸쳐 보도했다.
북측이 수해 상황 등을 곧바로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앙통신은 “21일 0시부터 9시 사이 수풍호 주변지역에 내린 300㎜ 이상의 강한 폭우와 중국 지역에서 내린 무더기 비로 인해 압록강물이 넘쳐나 신의주시 상단리와 하단리, 다지리, 의주군 서호리와 어적리 등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농경지가 100% 침수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인명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통신은 또 이튿날 “21일 조선인민군 공군 비행기들과 해군 함정들이 폭우가 갑자기 들이닥친 신의주 지구의 큰물 피해지역으로 긴급 출동해 생사기로에 놓여 있던 주민들에 대한 구출작전을 성과적으로 벌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구조활동 명령에 따라 “수십대 비행기와 함정, 각종 장비들이 동원돼 해당 지역의 당·정권기관·인민보안기관 일꾼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위험에 처했던 5150여명의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무사히 옮겼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9일부터 단둥(丹東)지역에 최고 597㎜의 폭우가 내려 압록강 하류 곳곳에서 둑이 터지거나 강물이 범람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단둥시 콴뎬만족자치현에서 4명이 실종됐으며 35개 마을의 가옥 230여채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수방능력이 중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며 “단둥에서 수방벽을 세우고 둑을 높인 바람에 신의주 피해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