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여의포럼 해체키로… 한나라 계파중 처음

입력 2010-08-22 21:22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여의포럼’이 해체 입장을 정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당내 모든 계파모임을 해체하라고 권고한 이후 처음으로 실제 해체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내 다른 계파 모임의 존폐 여부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상하이엑스포 관람차 지난 18일 중국으로 떠난 여의포럼 회원 17명은 방문기간 중 논의를 통해 해체 방침을 정했다. 논의에 참석했던 한 초선 의원은 “회원들의 토론을 거쳐, 여의포럼을 해체하고 당의 발전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토론은 회원들이 약 10분씩 각자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2시간 가까이 이뤄졌고, 동행한 친이계 주호영 특임장관은 토론에 참석하지 않았다.

토론 초반에는 모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처음에는 해체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무성 원내대표와 서병수 최고위원이 강하게 설득했다”며 “결국 ‘친박 쪽에서 계파색이 가장 강하다고 하니, 우리가 먼저 해체해서 모범을 보이자’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됐다”고 밝혔다.

여의포럼은 귀국 후 중국 방문에 참여하지 않은 나머지 회원들에게 토론 결과를 설명하고 최종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회원들이 이미 모임 해체에 찬성한 만큼 별다른 이견은 없을 전망이다. 여의포럼 소속 중진의원은 “여의포럼이라는 모양새만 없애면 안 되고, 당내 화합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협조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포럼 소속 의원들이 두 지도자 간 협조가 잘 이뤄지도록 힘쓰자는 얘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