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어지럼증 경험 73.9% 뇌질환” 뇌경색 가장 많고 뇌혈관협착증·양성 뇌종양 증상
입력 2010-08-22 17:31
가끔 머리가 아프다. 어지럽기도 하다. 잦은 건망증과 함께 기억력도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증상들이다. 하지만 가족 중 고혈압, 뇌졸중 등을 앓고 있거나 그로 인해 사망한 사람(가족력)이 있을 때는 이 같은 건강 위험신호를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천의과학대 뇌건강센터 윤방부(사진) 교수팀은 2009년 6월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1년 1개월 동안 일상생활 중 때때로 두통과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힌 일반인 913명의 뇌 속을 살펴본 결과 73.9%가 실제 뇌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질환별로는 뇌 위축증을 포함한 뇌경색증이 50.6%로 가장 많았고, 뇌혈관협착증 8.9%, 양성 뇌종양 1.8%, 뇌동맥류 0.5% 순이었다. 부비동염(축농증) 등 뇌와 인접한 부위의 이상도 12%에 달했다. 반면 어떤 이상도 발견되지 않아 정상 판정을 받은 경우는 26.1%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자의 유병률이 더 높았다. 검사를 받은 남자의 83.6%, 여자의 64%가 각각 크고 작은 뇌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유는 음주와 흡연, 업무 스트레스 등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일 것으로 풀이됐다.
노화와 더불어 뇌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속설도 그대로 입증됐다. 즉 40대의 경우 약 절반 정도인 53.4%만이 뇌 질환 발병 위험그룹으로 진단됐지만 50대는 68%, 60대는 84.1%, 70대는 95.4%가 뇌경색증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두 명중 한 명은 병원 방문 당시 두통과 어지럼증,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증상을 주로 호소했다.
윤 교수는 “평소 두통과 어지러움을 느끼는 50대 이후 장·노년층 가운데 뇌질환 가족력이 있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은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반드시 정기적으로 뇌의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