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원 11만여명 채용 ‘인구 센서스 효과’…하반기 취업률 ‘착시현상’
입력 2010-08-22 22:12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전후해 고용시장의 착시 효과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사원으로 채용되는 임시직 때문에 취업자 수의 반짝 오름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15일간 진행되는 ‘2010 인구주택총조사’를 위해 투입되는 조사원은 총 11만3000여명이다. 지역별로 속속 모집을 시작하고 있는 조사원은 업무를 총괄할 총관리자와 조사원의 현장조사 지도 및 이를 지원하는 조사관리자(교관요원), 실제 가구를 방문하는 조사원 등 3가지로 나뉜다. 모두 임시직이다.
이들은 11월 고용통계에서 취업자로 잡힌다. 가사나 육아 등으로 취업자나 실업자 통계에서 빠져 있던 주부가 조사원으로 나선다면 해당 기간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돼 취업자가 실제보다 늘게 된다. 반대로 이 기간 이후 취업 의사를 갖고, 구직활동에 나선다면 그만큼 실업자 증가로 이어진다. 통계와 경기 흐름이 동떨어진 착시 효과가 증폭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인구조사(센서스)를 실시한 미국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5월 미 노동부는 일자리가 10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으나 이후 두 달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목격해야 했다. 이는 센서스를 위해 고용했던 임시직 41만1000명이 6월(22만5000명)과 7월(14만3000명) 해고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일시적인 고용 증가에 따른 착시 효과는 2005년 우리나라 인구조사에서도 나타났다. 그해 11월 실업률은 3.3%로 2003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도 9, 10월에 비해 약 10만∼15만명 늘었다. 통계청은 당시 “인구조사에 10만명이 일시적으로 고용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월 고용동향이 인구조사 효과로 인해 수치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현재 고용지표가 계속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후 임시직에 해당되는 취업자가 줄어들긴 해도 고용시장에 주는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