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륜 국내서 펼친다” 32개월 만에 K리그 인천 사령탑으로 돌아온 허정무
입력 2010-08-22 18:56
허정무(55)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K리그로 유턴했다. 2007년 12월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며 전남 드래곤즈를 떠난 지 32개월 만이다.
K리그 인천유나이티드는 22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23일 오전 11시 인천 시청에서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시장과 취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인천 구단으로서는 허 감독 선임으로 지난 6월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아내의 병간호를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지 2개월여 만에 새 체제로 거듭나게 됐다. 인천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을 달성한 허 감독을 통해 현재 9위(6승 1무 9패)에 머물고 있는 팀의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2005년 장외룡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을 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인천으로서는 허 감독을 통한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허 감독 개인적으로는 포항 스틸러스(1993∼1995년), 전남 드래곤즈(1995∼1998년, 2005∼2007년)에 이어 세 번째 프로구단을 지휘하며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허 감독은 K리그에서 9시즌을 보냈지만 FA컵 연패와 같은 단기전에서의 성과를 제외한 정규리그 우승 경험은 없었다.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던 2007년에도 FA컵에서는 우승했지만 정규리그 성적은 10위로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허 감독이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경험과 자신감을 얻은 만큼 K리그에서의 활약은 그 이전과 다를 수 있다. 2년이 넘는 남아공월드컵 준비 과정과 세계를 상대로 자신의 축구를 선보인 입장에서는 3년 전의 전남 감독과는 다른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대표팀에서 소통과 실험을 새로운 지도력으로 시험해본 만큼 선수들과의 의사소통과 선수 선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허 감독이 인천구단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허 감독은 다음달 4일 홈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프로축구 복귀 첫 데뷔전을 갖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