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스퍼트 살아난 박태환… 팬퍼시픽대회 자유형 400m 金

입력 2010-08-22 18:55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이 2010 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대회 2회 연속 금메달을 따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박태환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윌리엄 울렛 주니어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4초73위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2006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300m부터 폭발적인 스퍼트로 승부수를 던져 2위 라이언 코크레인(캐나다·3분46초78)보다 2초 가량 앞선 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맞수 장린(중국)은 박태환보다 2.18초 뒤진 3분46초91로 동메달에 그쳤다.

박태환은 비록 베이징올림픽 때 세운 개인 최고 기록(3분41초86)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림픽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이날 기록은 첨단 수영복 착용을 금지한 올해 들어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장린이 4월24일 자국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3분44초91이 올해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박태환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3관왕,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동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적 스타로 도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200m와 400m, 1500m 등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박태환은 대회 첫날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고, 400m에서는 금메달을 따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다만 400m에 이어 열린 자유형 1,500m에서는 15분13초91의 저조한 기록으로 전체 8위에 머물러 불안감을 안겼다.

박태환은 “성적에 만족하지만 1500m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열심히 해서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장린과 경쟁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면서 “지금으로선 아시안게임까지 기존의 세 종목(200m·400m·1500m)을 꾸준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