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호주서 대성불패”… 국내무대 은퇴 선언

입력 2010-08-22 18:56


“대성불패 신화는 호주에서 계속됩니다.”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한 ‘대성불패’ 구대성(41·한화)이 호주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구대성은 22일 대전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부터 시작하는 호주 프로 무대에서 2년간 선수로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대성이 뛰게되는 팀은 호주의 시드니 블루삭스로 올해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0경기를 치른다. 호주는 올해부터 프로야구 6개 팀이 출범한다.

구대성은 “호주야구협회에 요청했는데 뛸 수 있도록 해줬다”면서 “한국에서 은퇴하지만 호주에서 선수 생활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가르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연봉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구대성은 코치 연수를 갈 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자녀가 호주에서 유학 중이어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호주 프로야구에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개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구대성은 18년 동안 한화와 한국 대표팀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대전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93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한 구대성은 1996년 18승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다승, 구원, 방어율 등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1999년에는 한화의 창단 첫 우승 주역이었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맞대결 끝에 완투승을 거두며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주도했다.



2000년 시즌 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한 구대성은 4년간 통산 24승3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빅리거의 꿈을 이뤘지만 33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표를 남기고 그해 방출돼 이듬해 3월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구대성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산 568경기에서 67승71패, 21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대성불패’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구대성은 “야구 인생에서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 포수 조경택과 포옹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