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전남생약농협 이끄는 김행중 조합장 “국산 생약은 미래 생물산업의 중심축”
입력 2010-08-22 19:22
“지구촌은 앞으로 치열한 생물산업 전쟁을 겪게 될 겁니다. 그때를 대비해 전남 화순을 국내 제1의 생약 생산·유통거점으로 만드는 게 꿈입니다.”
전국 최장수 조합장으로 꼽히는 전남생약농협 김행중(62·사진) 조합장은 22일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다가 고향 선배의 권유로 1974년 당시 전남생약양송이조합 직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게 엊그제 같다”며 “86년 조합장으로 첫 선출된 뒤 8∼14대 조합장으로 4반세기 동안 연임하고 있는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며 항상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67년 4월 광주 대인동에서 양송이농협으로 출범했다가 96년 생약농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화순으로 이사한 이 조합은 양잠농협, 단감농협, 채소농협 등 다양한 품목 전문농협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매출도 가장 많은 대표적 농협조직이다.
그는 직원일 때는 물론 조합장으로 당선된 뒤에도 전국 각지의 약초 재배 산지를 36년간 숱하게 찾아다녔고 생약 관련지식이 담긴 책도 가장 많이 소장한 생약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1990년대 시장개방 이후 관세를 한 푼도 물지 않은 저가의 중국산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와 국산 한약재의 점유율이 5%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재배농가는 물론 한약업계가 사실상 붕괴됐고 99년 우리 조합도 해체위기에 몰렸지만 죽을 바엔 끝까지 한번 해보자는 일종의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는 ‘사즉필생’의 각오로 99년 12월 화순읍에 조합간판을 내걸고 한의원과 제분 제환 탕제원 기능을 한곳에 모은 한약재 판매장을 최초로 개장했다. 김 조합장이 주도해 문을 연 이 복합매장은 국산 한약재 부활의 신호탄이 됐고 이후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뿐 아니라 전국에 100여개의 유사한 매장이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보건복지부가 500억원의 임대형 민자사업(BTL)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부터 약용작물 주생산지인 화순과 진안, 평창, 제천, 안동 등 5곳에서 본격 추진 중인 우수한약재 유통지원 사업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원산지 표시를 통한 계약재배와 저장-가공-품질검사-유통단계의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데다 민·관의 공동참여로 효율적 경영기업이 뿌리를 내려 생산성도 극대화될 것입니다.”
그는 “전남생약조합도 이르면 연말 안에 화순군과 손잡고 화순읍 내평리 111 일대 2만㎡에 지상 2층 연면적 5674㎡로 건립한 유통지원시설을 개관해 중금속과 잔류농약 정밀검사 등을 거친 안전한 국산약재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선조들의 건강을 지켜온 국산 생약은 하늘이 내려준 보물이자 미래를 열어줄 생물산업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화순=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