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부진아닌 조정국면 글로벌 더블딥 오지 않을 것”
입력 2010-08-22 08:56
“현재 미국의 경기회복 강도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더블딥(이중 침체)을 야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제금융센터 이성한(51·사진) 소장은 일부의 우려와 달리 세계 경기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그렇다고 단순한 감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그의 자신감에는 24시간 국제금융상황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있는 센터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이 녹아있다. “글로벌 더블딥이란 세계경제 자체가 침체에 빠진다는 얘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현재 부진하지만 성장률이 마이너스는 아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국가들의 시장 상황이 괜찮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겁이다.”
미국의 경기회복 부진에 대해서는 ‘이유기(離乳期)’론으로 설명했다. 아기가 젖을 뗄 때 다소 불안해하듯 미국도 재정을 쏟아 붓다가 최근 다소 멈칫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경기의 조정 정도로 봐야지 부진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경기 하강이 돌발 변수 등에 의해 길어지거나 남유럽 재정적자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등을 주의 깊게 봐야 할 외부 불안요인으로 지목했다.
24일이면 취임 100일이 되는 이 소장은 “일반인들도 국제금융소식을 신속히 알 수 있도록 모니터 자료들을 시차를 두지 않고 즉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주로 금융기관들인 유료 회원은 무료 회원보다 며칠 빨리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돼 있다.
최근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와 관련, 이 소장은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점진적인 수준의 통일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을 논의의 장으로 나오도록 하고 남북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일 부담을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 본부장(차관보급)을 지낸 뒤 남유럽발 재정 위기가 닥친 지난 5월 취임한 이 소장은 “국제금융센터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조기 극복에 나름대로 일익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움직임을 상시 모니터해 이를 정부당국과 시장에 신속히 알려줌으로써 대책마련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1999년 설립된 국제금융센터는 대외부문 조기경보시스템 운용과 외국의 대한(對韓) 투자 분석 등을 통해 국가의 위기관리능력향상을 도모하는 기구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