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증권터치] 美 고용 회복 때까지 신중 전략 필요
입력 2010-08-22 18:42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뉴욕증시는 다우지수를 기준으로 0.9% 하락한 데 반해 국내 코스피지수는 1.7% 상승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국내 주식시장은 올 들어 5.5% 상승, 2.1% 하락을 기록한 뉴욕 주식시장보다 월등한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선전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비 7.2% 오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을 거둔 데 있다. 고성장 중인 중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엔화 강세에 따른 환율여건 유리 및 수출제품 경쟁력 향상 등 구조적 선전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로 억눌려졌던 내수경기가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회복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선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국내 경제의 한계는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선진국 경제가 완만하더라도 회복기조만 유지되면 우리 경제는 중국 ‘수혜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한 침체로 반전된다면 언제든지 2008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놓일 수 있다.
주식시장은 지나간 성적보다는 앞으로의 경기 기대에 의해 결정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이달 중순 미 신규 실업수당신청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은 50만명을 기록했다. 미 고용지표 악화는 대외여건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국내 경제의 상대적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피지수 18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이 전개되기 위해서는 미 고용지표의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미 고용의 향방과 관련된 기업이익이나 설비투자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에 따라 미 고용지표 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박스권 흐름을 염두에 둔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