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예수는 누구인가
입력 2010-08-22 17:54
(8) 예수에 붙는 수식어
열흘 일정으로 한국에 들른 나는 본사의 업무 처리 3∼4일과 어르신들 만나서 인사드리는 일 외에는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 선배 만나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그동안 읽은 마가복음 독서에 대해 선배와 얘기하는 일이다. 아내 태중의 둘째 아이는 임신 중 안전하게 중절 수술을 할 수 있는 시기를 이미 넘겼다. 독일에서 나오기 전에 그대로 출산하기로 결정했다. 장모님과 아내는 진작부터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다. 같이 새벽기도에 갔다 온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여보, 우리 아이는 하나님이 주신 아이예요. 하나님의 아이란 말이에요.” 그날은 나도 새벽기도를 하면서 느낌이 특별했다. 신앙 깊은 사람들이 은혜 받았다는 말을 하는데, 뭐 내게도 그런 일이 있는 것인가 싶었다. 목사님의 설교에서 ‘하나님의 자녀’란 표현이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다. 아내가 말을 이었다. “우리 둘째를 하나님이 잘 길러주실 거예요. 하나님이 주신 아이니까요. 당신도 다른 맘먹지 말고 계속 같이 기도해요.”
삼청동 찻집에서 선배는 내게 열강을 했다. 마가복음 1장 1절에서 내가 발견한 시작의 의미를 듣고 감탄을 하더니 계속해서 마가복음의 예수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1장 1절에 또 하나. 아주 중요한 뜻이 들어 있어. 봐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했잖아. 예수는 2000년 전에 팔레스타인 땅에 살았던 어떤 사람 이름이야. 너나 내가 태어나서 이름을 갖게 되듯이 말이야. 그런데 예수란 이름에 수식어가 붙어. 두 가지인데,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야. 먼저 그리스도에 대해서 말하지. 이 말이 참 중요해. 히브리어 메시아와 뜻이 같은데 문자적으로는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이란 뜻이야. 구약 시대에 어느 직책에 사람을 임명할 때 임명받는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의식이 있었어. 요즘 우리 식으로는 공식적으로 임명장을 수여하는 거지. 특히 왕과 제사장과 예언자의 공적 임명과 연관하여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이 대표적이야. 예언자의 경우엔 늘 그런 것은 아니고 하나님이 영을 부어주시는 것까지 포함해서 의미상으로 그렇게 볼 수 있지. 아무튼,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야. 특히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게 한다는 공통적 소명을 갖고 있어. 그래서 그리스도란 말속에 담긴 뜻을 살려서 번역하면 ‘구세주(救世主)’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세상을 구원할 주님이란 뜻이지.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인데,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아들이란 표현은 생소하지 않았어. 자기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지. 아브라함의 후손인 그들이 집단적으로 하나님의 아들이란 거지. 그러나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란 것은 아주 독특했어.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주 친밀하게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내 아버지란 의식을 갖고 있었어. 더 놀라운 것은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할 때 아빠라고 불렀다는 거야. 이것은 당시 유대인에게 생소한 것이었지. 마가복음을 계속 읽으면서 이 점을 잘 생각해봐. 한 가지 팁을 주면, 우리말 아빠가 당시 아람어로는 ‘아바’야. 마가복음에 이 단어가 나올 거야.”
“선배, 1장과 9장에 하나님이 예수에게 너는 내 아들이라고 말씀하는 대목이 나와요.” “그래, 맞아! 내가 좀 더 말하려는 게 그 부분이야….”
지형은 목사 <성락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