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 화해로부터 풀어가야”
입력 2010-08-22 19:36
부모와 자녀, 남편과 아내, 장년과 청소년, 교회와 지역주민, 진보와 보수, 도시와 농어촌 교회, 그리고 남한과 북한, 한국과 일본…. 이 사이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금만 한신대 교수는 ‘화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 화해 주선이야말로 한국교회가 당장 나서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국교회 8·15 대성회’의 영역별 행사 중 마지막인 ‘교육’ 분과의 기독교교육포럼이 열린 지난 20일 서울 서교동 서현교회에서 이 교수는 ‘한국교회 화해 교육의 방향’이라는 발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교육포럼에서 화해를 강조한 것이 얼핏 뜬금없게도 보였지만 이 교수는 “다음 세대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선 부모·자녀 간 화해를 위해서는 자녀의 인격과 개성을 무시하고 욕심 때문에 자녀를 압박해온 부모들과 이를 복사하듯 닮아가는 자녀들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교회들이 부모교실, 청소년상담교실 등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교회는 부부간 화해를 위해 부부가 서로 경청하고 의논하면서 가정사를 풀어갈 수 있도록 부부교실과 부부 성서교실을 개설할 것도 권했다. 아울러 장년과 어린이 및 청소년 간 소통을 위해 장년 성도가 청소년의 진학 고민, 직업 탐색에 도움을 주는 등 함께할 수 있는 장을 교회가 적극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교회와 지역주민 간 화해도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의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다문화가정, 새터민을 환대하고, 교회 시설과 공간을 개방할 뿐 아니라 무료 진료, 어린이 공부방과 주민 문화교실 등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교회 간의 화해’를 과제로 제시했다. 보수와 진보 교회 간 서로의 개인 영성 훈련과 예언자적 사회참여 사역 등의 장점을 존중하고 서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도·농 교회, 대형과 소형 교회 간에도 농산물 직거래, 어린이 초청 프로그램 등을 통해 또 다른 화해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남북 간의 화해, 사람과 자연생태계와의 화해 등도 제안했다.
이날 포럼의 다른 순서에서는 ‘기독교 교육의 미래를 위해 성경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한춘기 총신대 교수는 “한국교회의 성장 지체는 본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성경 교육과 영성 훈련, 제자 훈련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