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10개국 선교사, 복음화 열정을 나누다

입력 2010-08-22 20:22


지난 20일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 10개국 목회자와 선교사 6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이로비 동아프리카성경대학에서 열린 동아프리카기독교연합(EACA) 선교대회에 참석, 아프리카 복음화와 교회 연합을 놓고 머리를 맞댄 것이다.

참석자들은 성경과 신학 강의를 듣고 선교 비전을 공유했다. 대학 예배당은 이들의 열정으로 후끈했다. 16일부터 나흘간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됐지만 모임 중 거의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사실 가난한 아프리카 목회자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대회에 필요한 재정은 고사하고 각자 교통비조차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회가 치러질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기독인들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이 행사는 서울 방배동 영광교회(목사 최광재)가 후원을 도맡고 있다. 이 교회 성도들이 1억원을 헌금했다. 매년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영광교회는 EACA와 함께 국제기독교교회연합회(ICCC) 소속이다. ICCC는 맥킨타이어 목사가 1948년 만든 국제 보수연맹. 최광재 목사는 2000년부터 이 연맹의 총회장도 맡고 있다.

최 목사는 본래 많이 베푸는 삶으로 유명하다. 40여년 동안 신학생 14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고 이를 위해 교회가 제공한 최 목사 소유의 아파트를 팔았다. 지금은 교회 내 임시거처에서 생활한다.

아프리카는 지구촌 교회의 해외 선교 우선지역이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초 ‘오늘은 케냐, 내일은 아프리카’라는 선교 슬로건을 내걸었고 80년대 초 이곳에 한인교회를 세웠다.

아프리카 선교는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자 여성의류 브랜드 앙스모드 대표인 안윤정 권사(영광교회)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안 권사는 회사가 어려운 한이 있어도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선교대회 등을 위해 후원한다.

안 권사와 남편 류명하 장로 역시 나눔 실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회 장소인 동아프리카성경대학에 92년 우물을 파 인근 지역민의 식수 해결을 도왔으며 나이로비에 선교원을 세웠다.

마사이 지역에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설립해 영적 리더를 키웠다. 또 인도에 신학교와 도서관도 지었다. 이와 함께 부부는 해외선교사 사모들에게 의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안 권사는 “남 주는 것은 최 목사님으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인사말에서 “한국은 125년 전 언더우드 등의 선교사가 전해준 복음, 교육을 통해 발전했다”며 “아프리카 역시 한국의 많은 선교사역을 통해 가난을 벗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곳 성경대학의 학장은 김경수 목사다. 김 목사는 45년 전 미국 독립장로교 선교부가 설립한 이 대학에서 20여년 동안 섬기고 있다.

케냐인 선교사 마이클 온디코는 “아프리카를 주님 안에서 형제로 여기고 물심양면으로 돕는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감동했다”고 말했다.

나이로비(케냐)=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