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오바마는 기독교인”

입력 2010-08-20 18:12

미국인 5명 중 1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무슬림으로 알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백악관이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경제문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해 더 걱정하고 있으며 대통령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분명히 기독교인이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커비욘 칼드웰 목사 등을 통해 일부 언론에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알리도록 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는 무슬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미국인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의 1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2008년 대선기간 동안에는 12%였다. 특히 공화당원과 보수주의자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을 무슬림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3분의 1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2배가 많은 것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34%다. 지난해 3월에는 48%, 대선기간에는 51%였으나 뚝 떨어진 것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그가 무슬림이라고 흑색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내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뉴욕 9·11테러 현장 인근 이슬람 사원 건립을 찬성하는 발언 이전(7월 21일∼8월 5일)에 실시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발언 이후에 여론조사를 했더라면 그가 무슬림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