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윤 한장총 대표회장 “한교단 다체제 확신… 대의위해 소의 버리자”
입력 2010-08-20 17:27
수없이 갈라진 한국 장로교단이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가 지난달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장 칼뱅 탄생 501주년을 맞아 개최한 ‘제2회 장로교의 날’에서 제시한 ‘한 (장로)교단, 다(多) 체제 연합’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한장총은 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12년까지 ‘한 교단, 다 체제 연합’을 실현하자고 결의했었다. 이는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한국교회 상황에 맞게 변형한 것으로 한장총 내 28개 장로교단이 하나의 통합교단을 이루고 다양한 총회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방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학자 이종윤(사진) 한장총 대표회장이 19일 “대의를 위해선 소의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며 이에 대한 신학적 입장을 밝혔다.
“‘한 교단 다 체제’가 장로교 교회론에 합당한가”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그렇다”고 대답한 이 대표회장은 “장 칼뱅의 ‘기독교강요’와 대부분 장로교단이 채택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공히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장로교회가 진정 칼뱅의 신학사상을 계승한다면 교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교리는 신앙 안에서의 일치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회장은 “하나의 한국 장로교회(단)에 속한 서로 다른 교파(체제)는 결코 새로운 제안이 아니다”며 “원시 기독교공동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신약성경 자체가 교회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 즉 이신득의(以信得義)에 기초해 초대교회는 야고보 중심 예루살렘공동체 베드로공동체 요한공동체 등을 모두 인정했다”고 했다. 한국 선교를 위해 미국북장로교회 미국남장로교회 호주장로교회 캐나다장로회 등이 장로교공의회를 결성, 연합으로 복음을 전한 것처럼 ‘한 교단 다 체제’는 한국교회 초기의 전통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대표회장은 “하나님께서 허물 많았던 지난 과거를 회개한 자에게 죄를 묻지 않으셨다는 점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한 모 교단이 신사참배를 한 교단들에 대해 사랑의 권면은 할 수 있지만 결코 정죄할 수는 없다”며 원칙에 따른 교회연합을 위해 기도와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또 “칼뱅이 비본질적 문제로 그리스도와 말씀 진리 안에 있는 교회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듯이 우리는 ‘개혁된 교회’가 아닌 ‘항상 개혁되고 있는 교회’를 추구해야 한다”며 쉽지는 않지만 ‘한 교단 다 체제’를 만드는 데 한장총 회원교단 모두가 헌신할 것이라고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