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전쟁, 유통망에 달렸다

입력 2010-08-20 18:40


국내 안드로이드폰 대표주자인 삼성전자 ‘갤럭시S’와 애플 ‘아이폰4’의 대결이 막 시작됐다. 아이폰의 위세는 여전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의 파상공세에 머지않아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는 20일 ‘애플과 모바일시장 전쟁’ 기사에서 아이폰의 앞날은 유통망 확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마다 1개 이동통신사하고만 거래해온 애플이 하루빨리 유통망을 늘리지 않을 경우 안드로이드 진영에 밀리고 말 것이란 주장이다.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의 경쟁 구도는 과거 PC 시장에서 애플 매킨토시(맥)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가 맞붙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맥은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운영체제(OS) 사용을 다른 제조사에 허용하지 않는 폐쇄성 때문에 주류 시장에서 밀려났다. 아이폰도 맥처럼 OS 운영이 폐쇄적이다. 다만 나머지 여건은 달라 맥처럼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와이어드의 관측이다. 아이폰은 OS를 팔지 않는 대신 앱스토어 수익모델을 구축했으며, 맥과 달리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통망이다.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안드로이드를 쓰는 단말기가 많아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이통사가 안드로이드폰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OS 품질이 많이 개선된 상황에서 이통사가 유리한 가격조건을 내걸면 소비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애플은 그동안 각국의 2위 이통사와 거래하는 정책으로 재미를 봤다. 이통사 영향력에 덜 휘둘리고 수익구조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와이어드는 이제 그런 효용이 예전만 못 하다고 지적하면서 거래 이통사 확대를 통한 생산량 증대와 제품 라인업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외신들은 애플이 내년 초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2세대(G)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란 보도를 잇따라 내놓았다. 애플의 전략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