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루’ 대표 조인숙씨 “사랑의 교복 나누기 콘서트 도와주는 사람 많아요”
입력 2010-08-20 21:33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태복음)
신앙심이 돈독한 조인숙(48) 갤러리 ‘공간 루’ 대표는 2년 전부터 이 말씀만큼은 지키지 못하고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그는 요 며칠 사이에도 이곳저곳 전화도 하고 메일도 보내 오른손이 하는 일을 널리 알렸다.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명륜동 대학로에 있는 카페갤러리 공간 루에서 ‘사랑의 교복 나누기 콘서트-러브 스토리’를 하니 꼭 보러 오시라, 후원을 하시면 기부영수증을 발행한다고.
“저는 그저 멍석 펴는 일만 하는 겁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마련된 자선공연이지요. 그런 만큼 널리 알려야 해서 자꾸 떠벌리게 되네요.”
2년 전부터 돕고 있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올해는 중학교에 진학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복을 마련해주기로 하고 판을 벌렸다. 조씨가 취지를 밝히자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앞다퉈 재능 기부에 나섰다. 국립극장 기획위원이자 시인 이주영씨, 극단 독무 최교익 대표, 연극연출가 권석구씨, 조명디자이너 정명교 다솜팩토리 대표, 음향디자이너 최종경씨가 연출을 맡았다.
첫날에는 시각장애인학교인 혜광학교의 밴드와 중창단,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무대를 빛냈다. 둘째 날에는 팝페라가수 김선희, 셋째 날은 시조 창 무형문화재전수자 문현씨, 섶 무용단이 재능을 나눌 예정이다. 악기대여료, 초대장 인쇄비 등은 한진해운에서 내놨다. 이들뿐이 아니다. 특별히 나눌 재주나 금전을 갖고 있지 못한 동네 가게 주인들은 공연 때 필요한 의자를 내놓기도 하고, 스태프들의 밥을 해주고 있다.
“공연하시는 분들은 물론 기부를 하시는 분들도 즐거워하세요. 남을 돕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고요. 정말 고마운 일이죠.”
공연 입장료는 따로 없다. 조 대표는 “그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데 교복값이 없어 마음 상하게 될 청소년들을 위해 정성껏 형편 닿는 대로 기부금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