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보내면 2000만원 대출해 줄게” 햇살론 빙자 스팸 주의보
입력 2010-08-20 18:27
서울 금천경찰서는 20일 서민전용 대출상품 ‘햇살론’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수십 명에게서 현금과 통장을 가로챈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로 재중동포 장모(33)씨 등 2명을 구속했다. 햇살론은 신용등급이 낮고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정부가 저리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장씨 등은 지난 12일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 인적사항을 등록한 조모(29)씨에게 “계좌를 만들고 현금카드를 보내면 2000만원을 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수수료 65만원를 받아 챙기는 등 43명으로부터 현금 300만원과 현금카드 32장, 통장 11개를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피해자들이 대출상품을 햇살론으로 착각하도록 ‘햇빛론 카드사’라는 가짜 업체명을 내세웠다. 이어 ‘100만∼2000만원을 즉시 대출해 주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 발송했다. 금융사기에 쓸 대포통장 수집이 목적이었다.
급전이 필요했던 피해자들은 햇살론 대출을 받으려고 수수료 명목으로 현금을 넣은 뒤 새로 개설한 통장과 현금카드를 장씨 등에게 보냈다. 조씨 등은 “햇살론을 신청하려던 터라 의심 없이 통장과 현금카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했지만 남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셈이어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