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영수 편중 막을 보완책 필요해
입력 2010-08-20 17:33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대입선진화연구회가 2014학년도부터 적용될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시안을 그제 발표했다. 수능 시험을 11월에 15일 간격으로 두 번 치르고, 국어 수학 영어는 난이도별로 A형과 B형으로 나누어 보며, 탐구 영역은 유사 분야끼리 합친 후 응시과목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수능시험을 두 번 치르도록 한 것은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긍정적 조치라는 평가가 많다. 질병과 사고 등으로 시험을 못 치르면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고, 시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일각에서 15일짜리 과외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문제가 된다면 시험 간격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국·영·수를 난이도에 따라 A, B형으로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 문과계열이나 예체능계열에서 수학을 굳이 깊은 수준까지 공부하도록 해 수업부담을 늘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고, 이공계열의 국어 과목도 마찬가지다. 다만 대학들이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만큼 각 대학 입시전형 담당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
문제는 사회 및 과학탐구의 유사과목을 통합해 한 과목만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국·영·수 편중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사교육 진원이 국·영·수이고 보면 오히려 사교육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과목 통합으로 수업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어차피 시험을 준비하려면 통합된 내용들을 다 공부해야 하는 만큼 부담경감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는 또한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허물어 결국 학교의 학원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탐구 영역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이에 따른 교사 수급 문제와 사범대학의 학과 조정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입시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다.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다시 한 번 살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최종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