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날씨 우울증’ 이겨내려면

입력 2010-08-20 18:24


폭염과 국지성 호우. 요즘 날씨를 가리키는 기상용어입니다. 오락가락 변덕스러운 날씨에 불쾌지수까지 높은 탓일까요. 며칠 전 범삼성가(家)의 한 사람이 투신자살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연 없는 죽음이 없다지만 자살 사고의 경우 우울증이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힙니다. 우울증은 특히 생체리듬에 혼란을 주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면·각성 주기, 호르몬 분비 주기, 체온 주기, 월경 주기 등 생체리듬은 낮과 밤, 식사, 날씨 및 신체의 이상 등과 같은 신체 내외부의 자극에 의해 변화하고 신진대사에 영향을 줍니다. 예컨대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다음날 피로가 심하고, 집중력 저하 및 무기력증 등을 겪는 것도 생체리듬이 교란된 탓입니다.

평소 우울증 소인이 있는 사람은 이런 변화가 더욱 급하고, 심하게 이뤄집니다. 궂은 날씨에 따른 기분 저하가 생체리듬을 교란하고, 결과적으로 감정과 사고 및 행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날씨에 따라 기분 변화가 심하거나 우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평소 생체리듬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취침 및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하루 두 잔 이상의 술은 자제해야 합니다. 낮에는 가급적 혼자 지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많이 웃는 게 좋습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