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 다큐 한자리… ‘진솔한 삶’을 만나다

입력 2010-08-20 17:52


국내외 우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고 최고의 작품을 엄선하는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가 23일부터 29일까지 펼쳐진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영화제의 주제는 ‘우리의 시선 너머’.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타자들의 시선에 주목하겠다는 취지다. 다큐멘터리는 이례적으로 극장과 TV에서 함께 상영된다. EBS는 하루 8시간 이상 다큐멘터리를 내보내고, 아트하우스 모모,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등은 다큐영화를 상영한다.

EIDF는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EBS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더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출품 작품 수가 지난해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었고, 시청률도 30%가량 올랐다. 유럽에 한정돼 있던 출품국들도 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등 다양한 국가들로 다변화됐다. 인종, 종교, 사회 갈등 등 소재 또한 넓어졌다.

EIDF 조직위원장을 맡은 곽덕훈 EBS 사장은 “국제다큐영화제는 지구상 83개국에서 536개 작품이 출품되는 큰 행사”라며 “지구촌 곳곳에서 출품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국가 간 문화 교환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은 시청각중복장애인의 잔잔한 일상을 다룬 ‘달팽이의 별’(26일 오후 8시40분)이다. 카메라는 지구에 사는 대다수 사람들과 다르게 소통하는 한 장애인의 시선을 들여다본다. 주인공의 담담한 독백은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같은 이웃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과장되지 않으면서 따뜻한 음악들은 주인공의 마음을 잔잔하게 전달한다.

경쟁부문에 출품된 ‘시간과의 사투’(25일 오후 8시40분)에도 사회에서 소외된 환자의 시선이 비춰진다. 이스라엘 오데뜨 오르 감독은 루게릭병에 걸린 29살의 하버드대학생 아비 크레머의 일상을 50분짜리 다큐로 만들었다. 갑작스럽게 루게릭병을 선고받은 크레머는 여자친구, 사회적 명성, 안락한 일상을 모두 잃어버린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루게릭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를 만나 루게릭병에 대한 동영상을 찍고, 루게릭병 연구 자금 모금운동과 치료법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우리 가족은 성형 중독’ ‘남자의 초상’ 등 11작품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부터 유니세프특별상이 신설되면서 비경쟁부문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우수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해외 수상작 특별전’에는 ‘식코’ ‘위대한 침묵’ 등이 방영된다. 아시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아시아 다큐전’,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보는 ‘삶, 사람, 사랑’ 등도 다채로운 다큐멘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