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5연패… 마운드 불안, 선두 불안

입력 2010-08-20 01:52

넉달 넘게 1위를 질주한 SK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SK는 19일 롯데에 3대 6으로 지면서 홈에서 치른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시즌 첫 5연패다. 2위 삼성에는 3게임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게다가 3위 두산은 삼성에 1.5게임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선두권 싸움이 안갯속으로 빠진 것이다.

SK가 흔들리는 이유는 붕괴된 선발진 때문이다. SK는 그동안 김광현, 카도쿠라 켄, 송은범, 게리 글로버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8월부터 마운드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김광현은 17일 롯데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홈런 두방을 포함해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앞선 1일 KIA전에도 6⅔이닝 동안 5점을 헌납했다. 송은범은 SK 특유의 벌떼 마운드 작전으로 6월부터 선발, 계투,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등판하다가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송은범의 시즌 방어율은 2.82로 준수하지만 8월 방어율은 5.40으로 부진하다. 글로버는 아예 17일 2군으로 내려갔다.

SK 불펜과 마무리 핵심인 정우람(63경기)과 이승호(52경기)는 투수 등판 순위가 각각 1위, 5위로 혹사당하며 힘을 잃은 모습이다. 이날까지 SK가 106경기를 치른 점을 감안하면 정우람과 이승호는 채 하루도 제대로 못 쉬고 마운드에 오른 셈이다. 특히 정우람은 올시즌 88이닝을 소화해 불펜 투수 중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일 롯데전에도 정우람은 선발 엄정욱이 일찍 무너지자 3회 구원 등판했지만 카림 가르시아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대구에서는 두산이 선발 캘빈 히메네스의 호투를 발판으로 삼성에 7대 3으로 승리했다.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가져간 두산은 2위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히메네스는 6이닝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으며 시즌 14승째를 거뒀다.

5위 KIA는 차일목의 홈런 두방을 앞세워 넥센을 6대 3으로 제압했다. KIA는 4위 롯데와의 승차를 3게임으로 유지했다. 2회초 선제 솔로포를 날린 KIA 차일목은 3-2로 살얼음 리드를 유지하던 8회초 무사 1·3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잠실에서는 6위 LG가 꼴찌 한화를 18대 4로 대파하고 4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한화는 지난 11일 청주 KIA전 이후 7연패의 늪에 빠졌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