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트위터 선동 대응 안이하다

입력 2010-08-19 17:59

북한의 트위터 선전선동은 중대한 문제다. 지난 12일 ‘uriminzok’(우리민족)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이 개설된 지 일주일 만에 메시지를 자동 수신하는 팔로어(추종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피라미드 판매와 유사한 방식이어서 추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당장은 메시지 내용이 “무자비한 대응의 철퇴” 같은 대남 협박이나 유치한 체제 선전 위주지만 차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장할 결정적 기회를 노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짧고 즉각적인 메시지를 팔로어들에게 뿌려 즉흥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이를 확산시킨다. 이성보다 감성을 자극하므로 사회혼란기 대중선동에 효과적이다. 지난해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위력이 드러났다. 젊은 세대가 호기심에 팔로어가 됐다가 자칫 북한의 억지 논리와 주장에 물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천안함 사건의 대응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검토하다 보류했다. 그러나 북한은 트위터라는 새로운 수단으로 기습 선전을 시작했다. 확성기에 비하면 설치 비용도 들지 않으면서 파급력은 훨씬 크다. 이에 대해 ‘단순 열람은 괜찮지만 퍼나르기나 댓글달기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통일부의 시각은 안이하기 그지없다.

‘우리민족’ 트위터에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연결해 팔로어가 들여다볼 수 있게 해놓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이트 연결을 즉각 차단하기는 했으나, 원천적으로 트위터 계정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북한이 트위터 계정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게릴라전을 벌일 경우에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이 사이버 도발을 그치지 않는다면 대북 확성기 방송도 다시 검토할 만하다.

지난해 디도스(DDoS) 공격, 해킹과 인터넷 채팅에 이어 트위터까지 북한이 사이버 공간을 대남 공작의 장으로 삼고 있음은 분명하다. 사이버 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사이버 방위 능력도 국방의 한 분야가 됐다. ‘IT 강국’의 힘은 이럴 때 증명돼야 한다. 정부의 종합적 검토와 대책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