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3부터 수능 2회 볼 수 있다… 수능체제 개편시안 발표
입력 2010-08-19 21:48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1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 횟수가 연 1회에서 2회로 늘어난다. 또 언어(국어)와 수리(수학), 외국어(영어) 영역은 난이도에 따라 각각 A형과 B형으로 나뉘는 수준별 시험으로 바뀐다.
중장기 대입선진화 연구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능체제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2014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이 11월에 보름(15일) 간격으로 2차례 실시된다. 질병, 실수, 사고를 고려하지 않고 수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단 한 차례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응시영역은 현재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이 각각 국어, 수학, 영어로 이름이 바뀐다. 또 난이도에 따라 국어 A·B형, 수학 A·B형, 영어 A·B형으로 나눠진다. B형의 난이도는 현행 수능 수준이다. A형은 현행보다 출제 범위가 좁고, 쉽게 출제된다. 수험생은 자신의 학력 수준과 진학할 대학의 계열을 고려해 A형과 B형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성적은 두 차례 시험 중 과목별로 좋은 점수를 제출하면 된다.
탐구영역은 유사 분야끼리 통합되고 응시과목 수도 줄어든다. 사회탐구의 경우 현재 과목수 11개 중 최대 4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나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6개 과목으로 통합되고 이 중 1개를 선택, 응시하게 된다. 과학탐구 역시 현재 8개 과목에서 최대 4개 과목을 선택하지만, 2014학년도 수능부터는 통합된 4개 과목에서 1개를 선택하는 것으로 달라진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대입 반영 비율이 현저히 낮고, 고교에서 개설되지 않은 과목에 응시자가 몰리는 등 왜곡현상이 있어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인 백순근 수능체제개편 분과위원장은 “수능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는데도 과목 수가 많고 시험 범위가 넓어 수험생의 부담이 컸다”면서 “학생 중심 체제로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응시 횟수가 늘고 과목 수가 줄어든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너무 갑작스런 변화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는 “무책임하고 졸속인 방안”이라며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비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A·B형 시험 도입과 응시 횟수 확대(2회)로 수능 성적이 복잡하게 산출되기 때문에 대학이 어떻게 반영할지가 과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윤해 임성수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