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권 ‘25조’… 9년만에 최고치
입력 2010-08-19 18:38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잇따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이 ‘독’이 된 데다 은행권이 강력하게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은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94%로 3월 말 1.48%보다 0.46% 포인트 상승했다고 19일 밝혔다. 2004년 9월 말 2.3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부실채권 비율은 2008년 6월 말 0.70%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같은 해 9월 말 0.82%로 올랐다. 지난해 6월 말에는 1.51%까지 상승했다가 9월 말 1.48%, 12월 말 1.24%로 하락세를 보였다.
부실채권 잔액은 6월 말 기준으로 25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3월 말(18조9000억원)과 비교해 6조6000억원 늘었다. 규모로는 2001년 9월 말 27조4000억원 이후 9년여 만에 최대치다.
금감원은 6월 25일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등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된 데다 부동산 PF 등 취약 부문의 잠재 부실을 적극적으로 부실로 편입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으로 신규 편입한 4조8000억원을 빼면 부실채권 비율은 1.58%로 떨어진다.
부문별로는 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이 6월 말 기준 2.65%로 3월 말보다 0.69% 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3.04%로 3개월 만에 0.85% 포인트 상승해 중소기업 부실화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채권 부실 비율도 1.19%로 3월 말 1.16%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가계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0.50%로 3월 말 0.51%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0.37%로 3월 말 0.38%보다 0.01% 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5.6%), 일본(2.5%)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 국제 금융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