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 아버지는 왜 나비를 잡으러 나섰을까
입력 2010-08-19 17:32
나비를 잡는 아버지/전국국어교사모임/나라말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동화작가이자 소설가인 현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다. 학생들은 싫든 좋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 하지만 21세기 아이들이 1930년대 시대 배경과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다.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서가 있지만 성적 향상에 도움은 줄 수 있어도 소설을 온전히 이해하긴 어렵다.
물음표로 찾아가는 한국단편소설 두 번째 시리즈로 나온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전국국어교사모임 소속 교사 10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책은 기존 자습서나 참고서에서 볼 수 있었던 단편적인 해설을 뛰어 넘는다. 실제로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바탕으로 시대적,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문학적 정보를 재미있게 다룬다. 이를 통해 단편적 이해와 암기가 아닌 수용자 중심의 문학 읽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소설 전문은 생생한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라는 제목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바우 아버지가 왜 나비를 잡으려고 나섰는지, 바우가 나비 때문에 어떤 일을 겪게 됐는지 등에 대한 답이 있다. 또 소설에 나오는 소학교와 보통학교는 어떻게 다른지, 유행가 가사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못도 없는 바우네 부모가 경환이네에 불려 가 혼나야 하는지, 경환이의 서울생활은 어땠는지, 바우가 왜 그렇게 화가가 되고 싶어했는지, 호랑나비와 송장나비는 어떻게 다른지 등 소설을 더 흥미 있게 볼 수 있는 궁금증과 해답이 가득 실려 있다.
책 말미에는 현덕 작가의 생애와 작품 활동을 담은 연보, 당시 시대적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역사 신문’을 실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넓힐 수 있도록 했다. 또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작품을 읽고 토론한 내용이 수록돼 있어 또래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와 비슷한 다른 작품을 소개해 독서 경험과 문학 감상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