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취임 1주년 “기후 기록보관소 없는 나라 한국뿐”
입력 2010-08-19 19:13
“한국인처럼 열심히 일하는 국민은 처음이에요. 나도 따라서 주 7일 근무하고 있어요.”
켄 크로포드(67)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19일 서울 신대방동 기상청 다울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인의 근면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석좌 교수였던 그는 지난해 8월 20일 기상서비스와 기상예보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기상청에 영입됐다. 크로포드 단장이 부임 후 최우선 순위를 둔 것은 기상청과 국토해양부, 공군이 각각 운영하던 기상레이더의 통합 운영. 추진단은 지난 4월 기상레이더센터를 신설했고, 공군 및 국토해양부와 ‘기상·강우 레이더 공동 활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크로포드 단장은 “지금까지는 각 레이더가 측정한 데이터의 형식조차 통일되지 않아 매우 비효율적이었다”며 “통합 운영을 통해 앞으로 15∼20년 내 1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크로포드 단장이 제안한 국가기후자료센터가 설립된다. 센터는 한국의 기상과 물 관련 자료를 수집·보존하고 자료의 품질을 보증하는 일종의 기록보관소다. 그는 “선진국 가운데 기후관련 기록보관소가 없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이제는 우리 스스로 기후 변화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고품질의 기록보관소가 없으면 대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현재 기상청의 발전을 막는 장애물로 한국의 인사정책과 연구·개발 예산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기상청 같은 과학기반 기관은 사업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많은 직원이 2년마다 보직을 이동하는 환경에서는 지속적인 과제 수행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전 국민이 쓰레기 재활용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교통체증 외에는 특별히 나쁜 점이 없었다”고 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2012년 5월까지 기상청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