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체벌규정 2학기부터 삭제하라”… 고교 교장회의 항의 소동
입력 2010-08-19 21:52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초·중·고등학교의 체벌조항을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삭제하라고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곽 교육감은 19일 시교육청에서 열린 ‘체벌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고교 교장 회의에서 “현재 65% 정도의 학교에 체벌규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체벌규정을 삭제하고 학교 특성에 맞는 체벌대체 방안을 담은 학생생활규정을 다음달 말까지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도구를 이용한 체벌, 신체를 이용한 체벌, 반복적·지속적 신체고통을 유발하는 체벌, 학생끼리 체벌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체벌로 정했다.
곽 교육감은 체벌대체 방안을 마련할 때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라고 권고했다. 또 문제학생 징계나 계도는 교장, 교감과 전문상담원이 전담토록 했다. 수업 중 문제를 일으킨 학생은 교실에서 쫓아내 교장실로 보낸 뒤 반성문을 작성하게 하고 교장이 직접 면담해 지도하라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태도 변화가 없을 때는 교칙에 따라 엄중히 징계하도록 했다.
곽 교육감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100개교에 배치된 전문상담원을 2013년까지 700개교로 확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30여분간 체벌금지 방안만 발표하고 퇴장하자 일부 교장들이 “토론도 없이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냐”며 항의해 소란이 빚어졌다. 교장 30여명은 강연이 끝나자 이후 회의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시교육청은 다음주까지 초·중등 교장을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회의를 개최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