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나라 계파모임 해체는 나라 위한 길

입력 2010-08-19 18:04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계파 모임인 ‘여의포럼’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여의포럼 소속 의원 17명은 엑스포 참관을 위해 1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체하기보다 중도파 및 친이계 의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체가 됐든 문호개방이 됐든 친박 의원들이 한나라당의 최대 병폐인 계파 문제에 대해 새로운 모색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비주류인 친박계가 여의포럼을 해체할 경우 ‘함께 내일로’ ‘국민통합포럼’ 등 주류측 모임의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당이 모처럼 단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정치적 의미가 크다.

한나라당의 화합과 결속은 여권이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180석에 가까운 거대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국정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야당에 발목이 잡히곤 하는 것은 소속 의원들이 친이-친박계로 쫙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 불발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계파 갈등은 그 전 6·2 지방선거 참패의 주 원인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이 최근 장·차관급 인사와 주요 정책(통일세 논의 제안, 행정고시 폐지 등) 결정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소외된 것도 계파 갈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중진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집권당이 똘똘 뭉쳐 한 목소리를 낼 경우 청와대가 절대로 당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도부는 인식해야 한다.

계파 갈등은 정권 재창출에도 걸림돌이 된다. 지금처럼 친이-친박계가 반목하는 구도가 지속될 경우 대통령 후보 결정 과정에서부터 당이 깨질 정도의 파열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것은 야권이 고대하는 바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지금쯤 한나라당이 대승적으로 모든 계파모임을 해체하고 화합과 결속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당과 대통령을 위하는 길인 동시에 나라 발전을 위한 결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