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란계 회사 3곳 美 제재리스트에… 정부, 9월쯤 제재수위 결정
입력 2010-08-18 18:16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등 국내 이란계 회사 3곳이 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 대상(SDN)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 소식통은 18일 “이란계 회사 중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이란 페트로 케미칼 한국법인, 시스코 시핑 컴퍼니가 미 재무부의 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2007년 10월, 시스코 시핑 컴퍼니는 2008년 9월, 페트로 케미칼 한국법인은 올 6월 제재 리스트에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7월 1일 발효된 ‘포괄적 이란 제재법’은 정유·가스 등 일반 산업과 금융 분야 등 2개로 구성돼 있고 17일 발표된 시행세칙은 금융 분야와 관련된 것”이라며 “시행세칙은 주로 모법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절차를 구체화했으며 벌칙 규정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혁명수비대 등 미 재무부에 등재된 리스트와 중요한 거래를 수행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며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이란 핵 활동과 관련, 국제사회의 조치에 협력하고 동참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핵무기 비확산 노력 및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외교부와 이란의 경제적 보복 가능성, 경제적 실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기획재정부 사이에 제재 수위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이란 제재와 관련한 ‘필요한 조치’를 관계부처 회의에서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 금융 허브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이란 제재에 동참 의사를 나타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노력에 공조하는 것과 현재 양국 간 거래의 많은 부분이 합법적이라는 사실 사이에서 제대로 균형을 잡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16∼17일 UAE를 방문한 뒤 나왔다. 앞서 UAE 중앙은행은 이란의 41개 계좌를 동결했고, UAE의 경제 허브인 두바이 역시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개 기업의 사무실을 폐쇄한 바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