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홍보차 방일 줄리아 로버츠

입력 2010-08-18 18:55

“내면을 살찌우는 게 더 중요하죠”

“단지 표면적인 변화에 불과하다면 (억지로) 변화하지 않아도 됩니다.”



할리우드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삶의 열정과 변화에 대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홍보차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18일 도쿄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면을 살찌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안정적인 직업과 결혼생활, 아파트 등 겉보기엔 완벽한 생활을 꾸려나가는 여성이 어느 날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음을 깨닫고 방황하다 훌쩍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주인공 리즈는 이탈리아와 인도, 인도네시아 발리를 여행하면서 예전에 자신이 소홀히 여겼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깨닫고, 가까스로 삶의 균형을 붙잡는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쓴 동명의 여행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영화 제작자 디디 가드너는 로버츠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영화를 보면 줄리아 로버츠를 왜 캐스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생각도 할 수 없었고, 하비에르 바르뎀 등 남자 배우들의 캐스팅 역시 완벽했어요.” 가드너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마흔 셋의 나이인데도 변하지 않은 로버츠의 아름다움이 영화 내내 빛난다. 이유 없는 불행과 우울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섬세한 내면 연기로 보여준 것은 물론이다.

로버츠는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책을 발견하면 이것을 영화로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 책을 읽은 후 몇 년이 지나 출연 제의가 왔고, 승낙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가 보여주는 ‘삶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내면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끌어가는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변화하기 위해 립스틱을 바르거나 주름수술을 할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에게 변화가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나는 현재 아주 좋고 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바타’를 비롯한 3D 영화의 대두로 위기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인간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우리에게는 영혼과 마음과 상상력이 있기 때문에 기계나 기술력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체 불가능’하다는 장담은 그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처럼 들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여명의 한국·일본 취재진이 몰려 로버츠의 신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다음달 30일 개봉될 예정이다.

도쿄=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