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배 몸집… 이유있는 ELS ‘폭발’
입력 2010-08-18 18:40
“주식 상품은 결국 민심(民心)이 만듭니다.”
삼성증권 상품개발팀 안병원 과장은 18일 “팔리는 상품은 현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일반 투자자의 심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이는 반대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주식형 펀드를 우회적으로 지적한 말이기도 하다.
현재 증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에 코스피지수 1800선 밑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다. 지수가 1800선에 근접할 때마다 펀드는 환매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ELS로는 꾸준히 돈이 모인다.
지난해 3월 5877억원에 불과했던 ELS 발행금액은 세 달 뒤 1조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6월에는 2조356억원을 기록했다. 1년여 만에 3배 이상 몸집이 커진 셈이다. 반면 국내·해외 주식형 펀드는 순유출액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15조원 이상 빠져나갔다.
ELS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기초자산의 가격이 가입 시 정한 기준 이상일 경우 원금과 추가 수익금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이다. 예컨대 포스코, 삼성전자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3년 만기 ELS 상품의 경우 6개월 후 두 종목 주가가 모두 가입 시 대비 90% 이상이면 투자 원금과 함께 연 13%(세전)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만기까지 6개월마다 상환 조건을 살펴 충족하면 원금에 해당 수익률을 얹어주는 구조다. 다만 만기까지 두 종목의 주가가 50∼60%선 이하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요즘처럼 증시가 상승 추세의 박스권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인 셈이다. ELS의 평균 제시 수익률은 10%대로 3%대에 불과한 시중은행 금리보다 월등히 높다. 또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3.14%)보다도 낫다. 예금과 펀드 대안으로 ELS가 급부상하는 이유다.
또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어 안정적이다. 주가가 가입 시 대비 50∼60% 떨어지면 손실을 입는데, 한마디로 주가가 ‘반토막’ 나지 않는 이상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안 과장은 “직접 주식 투자는 여유가 없고, 은행은 금리가 낮아 꺼려지고, 펀드로 손해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ELS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