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현직판사를 절도범 오인 체포 ‘황당 경찰’

입력 2010-08-18 18:39

경찰이 현직 판사를 절도 용의자로 지명수배해 체포했다.

인천 국제공항경찰대는 지난 13일 중국에서 해외연수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서울행정법원 A판사(39)를 절도 용의자로 체포했다. 지난해 6월 서울 보문동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암경찰서가 A판사를 유력 용의자로 지명수배했기 때문이다.

종암서는 도난 피해자 권모(39)씨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수사망을 좁혀가며 용의자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름, 나이, 출생지, 자녀 수, 중국 출입사실 등이 진술과 같고 얼굴 생김새도 비슷한 A판사를 찾아냈다. A판사를 쫓던 경찰은 연수로 집을 비운 사실을 모른 채 ‘도주했다’고 판단, 지난달 4일 절도범으로 지명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권씨에게 A판사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보여주자 ‘범인이 맞다’고 진술했다”며 “A판사가 절도범의 인적 사항과 7가지 정도가 일치한 까닭에 직업 등 나머지 정보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항에서 판사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귀가 조치했다”며 “피해자가 지목한 다른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