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연구팀, “원유유출로 멕시코만 해저 독성 기름으로 오염돼”

입력 2010-08-18 18:01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로 해저가 독성을 지닌 기름으로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독성 물질로 인해 해양 생태계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조사 결과와 함께 멕시코만 해저를 촬영한 영상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ABC방송은 미생물학자와 화학해양학자 13명이 2주간 원유유출 사고지역과 인접한 플로리다주 팬핸들, 데소토 캐니언 지역의 해저에서 현장 조사를 했다고 전했다.

팬핸들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가족과 단기골프여행을 떠난 지역이고, 데소토 캐니언은 플로리다 연안에 해수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곳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곳 해저에는 기름과 화학분산제(해상에 유출된 기름을 미립자로 분산시키는 처리제)들이 섞여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있었다. 화학분산제는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살포한 것이다.

연구팀을 이끈 데이비드 홀랜더 화학해양학자는 “육안으론 발견하기 힘든 매우 작은 방울들을 자외선으로 발견했다”면서 “마치 화려한 별자리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의 기름방울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해양 생태계 오염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비 조사 결과 채취한 물의 30%에서 높은 수준의 독성을 발견했고, 이는 먹이사슬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먹이사실의 기초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박테리아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플로리다주 지역 신문인 탬파트리뷴은 연구팀의 결과가 정부 보고서를 뒤집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일 해양대기관리처와 지질조사국, 내무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유출된 원유 중 74%인 1억5200만 갤런이 수거되거나 청소됐다고 주장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