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휴양지 태국 파타야를 가다… 다양하고 진기한 열대 식물들의 ‘천국’

입력 2010-08-18 21:11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도심의 습한 기운이 훅하고 몰려왔다.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 지난 3월부터 약 두 달간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던 곳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사와티캅(안녕하세요)∼.” 관광객들을 기다리는 가이드들로 공항은 넘쳐났다. 방콕 시내 센트럴 월드 백화점 건물 한 켠, 화난 시위대에 의해 불탄 상처는 여전하지만 ‘동남아 관광 1순위국’ 태국은 다시 그 명성을 되찾느라 분주했다. 조금씩 선선해지는 하반기가 이 곳 여행엔 적기.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계획했다면 파타야 수상시장, 농눅 빌리지, 코사멧 해변 만은 놓치지 말자.

◇파타야 수상시장=수상가옥만큼이나 수상시장도 한국인에겐 낯선 이미지다. 수상시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관광의 나라답게 구경하고 나가는 관광객의 소매 끝을 붙잡아 사진을 팔려는 심산이다.

그래도 한가로운 물길 산책에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는 기념품들을 둘러보노라면 씁쓸했던 기분은 말끔히 씻긴다. 수상시장은 미로처럼 복잡하다. 쪽배에서 간식을 파는 상인들의 이채로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거나 전통 방식으로 염색한 의류와 수제품, 그리고 티크로 만든 목공예품에 시선을 뺏기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해가 너무 뜨겁지 않은 날이라면 나룻배를 타고 수상시장을 누벼보는 것도 재미있다. 인공호수라 깨끗하지는 않지만 느긋하게 시장 풍경을 만끽하기엔 제격이다.

◇농눅 빌리지=파타야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농눅 빌리지는 약 263만㎡(약 79만5575평)의 거대한 식물원으로 열대식물, 난, 선인장 등 진기한 식물들로 가득하다.

꼼꼼히 돌아보면 반나절이나 걸릴 정도로 큰 규모지만 관람버스를 타면 편안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농눅 빌리지에서 멋스런 식물들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유명인사는 코끼리.

민속공연과 무에타이 공연을 감상한 후 자리를 옮겨 야외에서 펼쳐지는 쇼는 코끼리의 영민함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축구, 농구, 볼링, 매스게임 등은 기본. 티셔츠에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누워있는 관광객을 살살 약올리며 안마하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낸다.

◇코사멧 해변=파타야에서 1시간 정도 달리면 라용이라는 작은 도시를 만난다. 이곳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20분정도 달리면 산호섬으로 불리는 코사멧 해변에 닿는다.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모래와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바다와 하늘, 선 베드에 자유롭게 누워 책을 보는 관광객들이 어우러진 코사멧 해변은 전형적인 휴양지. 파타야가 도시적이고 번화한 휴양지라면 이곳은 원시자연을 간직한 곳이다. 윈드서핑, 패러 세일링 등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해양스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은 최근 아담한 고급 리조트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둘만의 시간을 원하는 허니무어들에게 인기다. 여행을 다녀간 신혼부부의 이름을 새긴 묘목을 심어 다시 찾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밧줄타기 어드벤처=촌부리 카오키여우에는 ‘플라이트 오브 더 기븐’이란 어드벤처 체험장이 있다. 이곳의 밧줄타기 체험은 스릴을 원하는 관광객에게 안성맞춤이다. 높이가 수십미터나 되는 나무들 사이로 케이블 하나에 몸을 의지해 타잔처럼 난다. 출발하기 전엔 ‘땅은 보이지도 않는데 와이어가 끊어지면 어쩌나’ ‘착지를 제대로 못해 공중에 매달려 있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일단 눈 질끈 감고 출발선을 떠나면 황홀한 산안개와 녹음이 만들어낸 절경에 넋을 잃는다. 풀코스로 약 3시간 동안 3㎞에 걸쳐 하늘을 가르고 자연을 만끽하고나면 다시 땅에 서는 게 아쉬울 정도다. 비용은 3000바트(약 12만원).

파타야 가려면

타이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방콕 직항편을 운행한다. 비행시간은 약 5시간30분.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공식화폐는 바트화로 1바트에 39원 정도.

파타야(태국)=글·사진 심은숙 기자 elmtr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