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박 발주 2009년 전체규모 넘었다

입력 2010-08-18 21:18


올 들어 세계 해운시황이 살아나면서 우리나라 해운사들의 선박 발주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선박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해운서비스의 격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해운사들의 신규 선박 발주액은 19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3억 달러)에 비해 6배가량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규 발주액(14억 달러)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중국(45억 달러), 그리스(44억 달러), 미국(23억 달러)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척 수로도 46척으로 지난해 상반기(1척)는 물론 연간 발주물량(18척)에 비해서도 급증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139척), 그리스(115척)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현대상선은 상반기 18만DWT(재화중량톤·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최대중량) 규모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건화물선) 2척과 6만DWT 규모 벌크선 2척 등 4척을 발주했다. 또한 STX팬오션은 벌크선 6척과 컨테이너선 2척, 중량화물선 1척 등 9척을 발주했다. 당초 6척 발주에 2억3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올해가 신규 선박 확보의 적기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늘렸다. STX팬오션은 해양작업지원선 3척도 발주하기로 했다.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등 상반기에만 10척을 발주한 SK해운 역시 현재 벌크선 3∼4척 추가 발주를 검토중이다.

올 들어 선박 발주가 늘어난 것은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해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투자여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4대 해운사 중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1분기 25억원에서 2분기 1697억원으로 6688%, 현대상선은 116억원에서 1561억원으로 124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STX팬오션도 71억원에서 439억원으로 늘었다. 또 대한해운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2분기 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08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선가가 하락, 투자여건이 좋아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대형 해운사들은 물론 중견 해운사들도 신규 선박 발주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이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어 노후된 선박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신규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 3∼4년간은 미래를 대비한 선단 확충에 주력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익성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