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란?

입력 2010-08-18 09:20


[미션라이프] ‘회심한 크리스천들은 지금 왜 여기(이 땅)에 있는 것일까? 진정한 믿음을 갖게 된 신자들을 바로 하나님 나라로 옮기지 않으시고 이 땅에 남겨 두신 이유는 무엇일까?’

믿은 이후,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에 들어가는 영광의 순간, 그 사이에 신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물었을 이 질문에 대해 이 시대의 걸출한 신학자 톰 라이트는 ‘그리스도인의 미덕’(포이에마)이란 책에서 명쾌하게 답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신자)로 하여금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는 존재가 되게 하기 위함이다.” 회심한 이후에 신자는 자신이 거하는 땅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는 ‘왕 같은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라이트는 강조한다.

그러면 다시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여기서 나오는 것이 바로 성품이다. 그리스도인의 미덕이다.

“당신이 믿은 뒤에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규율도 아니고 자발적인 자기 발전도 아니고 바로 성품이다.”

‘21세기의 C.S. 루이스’라는 평을 받는 라이트는 예수께서 제자들은 물론 수많은 군중들에게 성품을 개발하라고 도전하셨다는 것을 지적한다. 믿음을 지닌 이후에는 기독교 특유의 미덕을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인다운 성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라이트에 따르면 성품이 형성된 사람들이라야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하나님을 모든 분야에서 최우선에 두는 것’이라는 명제에 옳게 반응할 수 있다. 하나님을 믿더라도 성품 형성에 따른 그리스도인의 미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오늘날과 같은 혼란스럽고 위험한 시대에 절실히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라이트는 예수 그리스도의 목적은 ‘하나님의 나라를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목적에 맞는 삶을 이 땅에서 사는 것이 신자의 의무이자 특권이다. 이를 위해서 성품을 개발해야 한다. 성품이 개발될 때, 예배와 선교가 제2의 천성이 될 때,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는 ‘터닝(Turning)의 삶’을 살수 있다. 이 때 바로 하늘의 뜻을 땅에서도 이뤄지게 하는 촉매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라이트의 이 말을 특히 음미할 필요가 있다. “예수님은 ‘인생은 이렇게 사는 거야. 나를 본받아’라는 식으로 말씀하시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가 오는 중이니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고 하신다. 우리가 이 두 가지 도전의 차이점을 배울 때 비로소 복음의 핵심을 깨닫고, 거듭난 미덕의 뿌리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일보 아이미션라이프 이태형 부장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