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금융 인수 생각없다”
입력 2010-08-17 18:16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역시 한국적 상황에서는 불필요하다는 뜻을 드러냈다.
라 회장은 17일 신한미소금융재단 서울망우지부 개점식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다른 금융지주사나 은행과의 M&A 가능성에 대해 “현재 생각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이 ‘M&A 불가’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라 회장이 직접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국내에서 M&A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신한금융이 M&A를 했을 경우) 나머지 은행과 격차가 많이 나는 구도가 된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와의 M&A를 염두에 둔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KB금융 또는 하나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 경우 현재 자산규모 3위인 신한금융이 선두권 사이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는 것을 우려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라 회장은 신한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해도 불필요하게 덩치가 커질 것을 경계하고 있는 셈이다. 라 회장의 소신은 자연스럽게 메가뱅크 효용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라 회장은 “우리나라 시장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고 짧게 답했다. 사실상 국내 시장규모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반면 라 회장은 비은행 부문에 있어서는 규모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보험의 경우 창업해서 업계 4위까지 올라온 것은 대단하지만 아직 약하다”면서 “M&A를 할만한 게 없는데 매물이 나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