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日 총리, 反오자와 행보 계속 “대표 재선돼도 당직 배제”

입력 2010-08-17 17:52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다음달 치러지는 민주당 경선을 통해 당 대표로 재선되더라도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을 핵심 당직 인사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간 총리는 당 핵심 측근들에게 오자와 전 간사장이 다시 현직 간사장을 맡는 일은 없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정치자금 문제로 수차례 검찰 수사를 받은 데다 국민들의 여론도 극히 부정적인 만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게 당정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이 같은 간 총리의 탈(脫) 오자와 노선이 지속될 경우 당내 대립 양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친(親) 오자와 그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지지의원들을 중심으로 9월 당 대표 경선 결과에 관계없이 오자와 전 간사장을 다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자와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는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총무상은 지난 1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오자와 전 간사장을 기용해 (당정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 전격적으로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지난 6월 당 대표 선거 때 간 총리를 지지했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 등 반(反) 오자와 그룹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또다시 현직에 복귀, 당의 인사권과 자금 관리권을 장악하는 데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