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와이파이 딜레마… 호객이냐 회전율이냐
입력 2010-08-17 22:13
커피전문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는 매장 수익에 득(得)일까 실(失)일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넷북 사용자가 늘면서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이들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선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죽치고’ 앉아 볼일을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커피전문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LA타임스 등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커피 전문 체인점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한된 시간만 제공하거나 아예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장 회전이 안 돼 매출이 줄고 있다는 것.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의 경쟁사인 피츠다. 피츠는 애초 2시간의 무료 접속시간을 제공했다가 최근 1시간으로 줄였다. 스타벅스는 예외다. 무선 인터넷망 구축에 적극적이다. 미국 내에서 자사 고객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제한된 시간 무료 접속을 허용했지만 지난 6월 이를 전면 무료화했다.
컴퓨터 전문지 컴퓨터월드는 “스타벅스의 과감한 정책이 결국 매출 증대에 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츠에 대해선 “어중간한 정책으로 고객 기분만 상하게 할 뿐 이득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선 ‘코피스족’을 겨냥한 와이파이망 구축이 대세다. 코피스족은 커피(coffee)와 사무실(office)의 합성어로 커피전문점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스타벅스는 320개 매장 중 260개 매장에서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에 30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엔제리너스는 65% 점포에 T와이파이존을 구축했다. 할리스도 지난 4월 KT와 제휴를 맺고 전국 242개 매장에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전국 94개 매장 대부분에 와이파이망을 깔았다. 다음달까지 100% 설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무선 인터넷이 안 되는 커피전문점은 아예 안 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설치를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커피빈은 전국 200개 매장 중 압구정로데오 등 3곳에서만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피빈 관계자는 “커피빈은 편안하게 쉬면서 대화 나누는 공간을 지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