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중인 곰즈 석방 위해… 美 국무부팀 지난주 방북

입력 2010-08-17 21:52

미국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실무진이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었다고 확인했다. 미 정부 관계자가 마지막으로 방북한 것은 지난해 12월로, 이번 방북은 천안함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영사 담당 관계자 및 의사 등 4명으로 구성된 국무부 방북팀이 지난 9∼11일 방북했었다고 밝혔다. 방북 목적에 대해서는 “순전히 곰즈의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측이 방문을 요청했고, 북한이 수락한 것”이라며 “방북팀이 북한에 대한 다른 메시지를 갖고 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우리는 곰즈를 집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불행하게도 그는 북한에 계속 머물고 있다”고 말해 북한이 석방 요구를 거부했음을 시사했다. 방북팀은 평양에서 곰즈를 면담하고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곰즈 석방을 위한 고위급 관계자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그의 석방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북한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방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북한 문제를 전담하는 특사가 북한과 필요한 접촉을 하고 있다고 설명, 북한과 대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국무부 관계자들에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억류했던 로라 링, 유나 리를 귀국시킨 것처럼 이번에도 고위급 파견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고위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북에 앞서 한·미 간 사전 조율이 있었다”면서 “미국은 북·미 관계가 아니라 순수한 영사적 차원에서 방북팀을 파견한 것이며,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 출신인 곰즈(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석방을 위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이번 방북 이후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