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술래Ⅰ

입력 2010-08-17 17:34

장석남(1965∼ )

신발 벗어놓고 꽃 속으로 들어간 매화 분홍

신발 벗어놓고 열매 속으로 들어간 살구 분홍

신발 벗어놓고 겨울 속으로 들어간 첫서리의 분홍

신발장을 정리하며

지워지지 않는 분홍의 핏자국들을 만진다

나는 그 얼룩들의 술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