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길선 목사 순교 60년 “민족목회 거룩한 뜻 잇겠습니다”
입력 2010-08-17 19:37
1950년 6·25전쟁 당시 납북되는 과정에서 순교한 안길선(사진) 목사의 순교 60주년 기념예배가 오는 22일 오후 3시 안 목사가 시무하던 서울 신당동 신당중앙교회(정영태 목사)에서 열린다.
1891년 함북 성진에서 출생한 안 목사는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평양신학교를 중퇴한 뒤 서울신학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신학에서 학업을 마쳤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중국 옌볜(延邊) 룽징(龍井)의 동산교회에서 시무하다 1948년 2월 월남, 신당중앙교회를 담임했다. 안 목사는 주기철 손양원 박형용 김재준 목사 등과 교제하며 자주적인 민족목회를 주장하고 많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데 힘썼다.
안 목사는 6·25 당시 피란가야 한다는 가족들의 설득에 오히려 “피란을 못 간 성도들이 아직 많은데 어떻게 나만 살자고 여기를 떠나겠느냐. 난 교회에 남을 테니 너희들만 떠나거라”면서 교회를 계속 지켰다. 당시 남은 성도들에 따르면 안 목사는 그해 8월 23일 오전 10시,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 인민군에 의해 종교계 유명인사로 분류돼 북으로 끌려갔다. 남궁혁 박상건 송창근 목사 등과 함께 순교했다.
“아버지는 강직한 성품을 지닌 분이어서 저도 몹시 어려워했지요. 새벽 3시에 교회에 나가 새벽기도회를 인도하고 5시에는 가정예배를 인도하실 만큼 올곧은 믿음을 키워 나가셨어요.”
유가족인 외아들 안철호(78·범아엔지니어링 회장) 장로는 항상 단아하고 강직하셨던 부친의 모습을 선명히 기억했다. 안 장로는 “목회지를 따라 다니느라 초등학교를 5번이나 옮겨 다녔지만 함께 피란가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린다”며 “흰 모시옷에 고무신을 신고 공산당원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을 보고 큰 도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후일 전해들었다”고 했다.
순교 60주년 기념예배에서는 이수영(새문안교회) 목사가 설교, 고 주기철 목사 4남인 주광조 장로가 기도 순서를 맡는다(02-2236-3051).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