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공포의 고춧가루 구단’ 주의보… 넥센·한화 얕보다 순위경쟁서 밀린다

입력 2010-08-17 17:55


“넥센·한화표 고춧가루에 주의하세요”



7위 넥센과 꼴찌 한화에게 이미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 16일 현재 넥센은 4위 롯데와의 승차가 8.5게임이나 벌어져있다. 그렇다고 두 팀을 만만하게 볼 수 없다. 2위 싸움과 4강 혈전을 치루는 팀이 이들과의 경기에서 질 경우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고춧가루 부대의 선봉장은 넥센이다. 넥센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5승5패, 5할의 승률을 거뒀다. 특히 지더라도 쉽게 지는 경기가 별로 없었다. 애드리안 번사이드, 고원준, 김성태, 김성현 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과 손승락이라는 확실한 마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넥센표 고춧가루의 첫 희생양은 LG가 됐다. 지난주 초만 해도 KIA와 5위 다툼을 하면서 4위를 가시권 안에 뒀던 LG는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넥센에 2연패를 당하며 4강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토요일인 지난 14일에는 홈런을 다섯개나 터뜨렸음에도 8대 6으로 패했으며, 일요일인 15일에는 에이스 봉중근을 내세우고 시종 일관 앞서다가 9회 동점 홈런, 11회 역전포를 얻어맞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4·5위는커녕 7위 넥센과도 3경기차로 좁혀져 언제 7위로 떨어질 지 모르는 처지가 됐다.

넥센과 이번 주 중 경기에서 맞붙는 KIA도 독한 고춧가루를 마실 가능성이 농후하다. 넥센은 KIA에 시즌 전적 8승 6패로 앞서있다. 넥센이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팀은 KIA가 유일하다. KIA는 넥센만 만나면 일이 꼬였다. 유독 넥센에 막판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아 팀분위기 침체의 빌미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또 KIA는 넥센의 화요일 경기 패배 징크스를 깨준 팀이기도 하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하위팀이라고 만만하게 보지 마라. 고춧가루가 얼마나 매운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꼴찌 한화는 최근 10경기 성적이 2승8패로 좋지 못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팀이다. 실제 두산은 지난달 30·31일 한화에 2연패를 당하며 2위 삼성과의 격차가 3경기 반 차로 벌어졌다. 한화에 일격을 당한 두산은 침체의 길을 걷다가 최근 4연승을 달리며 기력을 회복했다. 한화는 시즌 전적에서 다른 팀에 앞서진 못했지만 4강 혈전을 벌이고 있는 롯데와는 8승8패로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는 또 에이스 류현진이 나올 경우 그 어떤 팀과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류현진은 6월27일 패배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진 적이 없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