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너도 나도 고래∼ 고래∼ 중복·과잉투자 우려

입력 2010-08-17 18:14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고래 관광 개발사업에 나서면서 중복투자로 인한 효율성 저하와 예산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울산 북구는 강동종합관광휴양도시내 1만8000㎡에 30여종의 고래를 볼 수 있는 세계적 규모의 ‘고래 센트럴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오는 20일 투자사 등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17일 밝혔다.

‘고래 센트럴파크’는 부산의 대해센트리아㈜가 수익형민간투자사업(BOT)방식으로 건립해 2012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여기엔 아쿠아리움, 고래쇼장, 고래체험장,해양생태박물관,해양아카데미 등이 들어선다.

울산의 대표 고래도시로 알려진 남구는 2005년 장생포에 전국 처음으로 고래박물관을 지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 장생포 고래박물관 옆에 72억여원을 들인 고래생태체험관을 만들어 운영중이다. 남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13년까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장생포 일원에 테마파크형 고래문화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동구도 고래관광 사업비로 총 1118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방어동 대왕암 공원 동쪽 앞바다 7만m²에 돌고래 바다목장을 만들어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돌고래 먹이주기 체험장, 돌고래 터치풀, 돌고래 시 워킹 (Sea Walking)체험장 등이 조성된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추진하는 고래 관광 개발사업은 지역별 특색이나 연계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과잉·중복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구 장생포고래생태체험관과 북구의 고래 센트럴파크, 동구에 들어설 돌고래 바다목장은 비슷비슷한 시설물인데다 2015년 울산대교가 개통되면 3곳이 차량으로 2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역 전문가들은 다발적인 대규모 시설 위주의 개발보다는 각 권역의 고유성과 경쟁력을 고려해 주제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