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말씀으로 본 선교는 ‘그분의 일’… ‘우리가 하는 일’은 헌신일 뿐
입력 2010-08-17 17:47
하나님의 선교/ 크리스토퍼 라이트 지음, 정옥배·한화룡 옮김/ IVP
선교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고향을 떠나 먼 나라의 원주민 사이에 있는 백인 선교사? 아니면 구릿빛 얼굴의 한국인 선교사? 한 가지만 더 생각해보자. 전 세계 선교사 중 다수는 누구일까.
선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질문들이 얼마나 ‘낡은’ 것인지 대번에 눈치를 챌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에는 아직도 19세기적 선교 ‘이미지’가 존재한다.
‘하나님의 선교’의 저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이 같은 생각은 선교를 제한적으로 이해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선교라는 용어 자체를 ‘보냄을 받았다’는 일차적 의미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그동안 선교가 서구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백인 선교사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교를 하나님과 연관시키는 작업에는 부족했다. 선교를 인간 활동에 더 무게를 두었지 하나님이 주도하시는 것으로 강조하지 못했다.
구약신학자이자 선교학자인 저자는 선교를 ‘우리가 하는 일’에서 ‘하나님의 일’로 설명한다. 우리가 하는 선교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선교의 토대와 근거를 성경 전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선교를 이렇게 규정한다. “선교는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부르심과 명령에 따라, 하나님 자신의 역사 안에서, 하나님 피조물의 구속을 위해,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저자는 선교가 성경 일부(복음서와 사도행전)에서만 언급되는 하나의 명령이 아니라 성경 전체가 선교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성경을 구성하는 글들은 그 자체가 하나님의 궁극적 선교의 산물이자 증거다.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를 위해 하나님 나라에 관여하는 하나님 백성을 통한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자. 오늘날 선교사의 다수는 백인 선교사가 아니라 비서구(선교계에서는 ‘다수세계’라는 말로 표현한다) 출신이다. 서구 선교단체들은 선교사라는 용어 대신 ‘선교 파트너’란 말을 선호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