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변중석 여사 3주기 맞아 범 현대家 일원 모였는데…모든 행사·대화내용 비공개, 현대건설 인수전 부담 때문?

입력 2010-08-17 00:10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3주기를 맞아 16일 범 현대가(家) 일원들이 서울 청운동 옛 정 명예회장 자택에 모였다. 최근 현대건설 인수전 개시를 앞두고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모두 참석, 언론의 주목을 받은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가 넘어 도착한 두 회장은 취재진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대가 일원들이 이날 나눈 대화 내용도 일체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또 모임이 끝난 뒤 밤 9시50분을 전후해 각자의 차량에 올라 곧바로 헤어졌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언급을 삼간 셈이다.

그러나 이미 업계에서는 양측의 현대건설 인수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11일 일찌감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현대차그룹도 겉으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에서는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의 모태인 만큼 장자 격인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때가 되면 현대건설 인수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현재 참여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정 회장과 현 회장 외에도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이사, 정대선 현대 비에스엔씨 대표이사,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