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간부 잇단 증인 채택…검찰 “전례 없는데…” 당혹

입력 2010-08-17 00:04

검찰은 현직 간부들이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자 전례가 없었다며 곤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6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 청문회 증인으로 수사 당시 중수1과장이었던 우병우 수사기획관이 채택되자 부서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우 기획관은 증인 출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게 증인으로 출석할지 묻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당장 공식적으로 간다 만다 얘기하지 않겠다”면서도 “내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할 이유가 없다”고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검사들은 정치적 이유로 현직 간부를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는 건 검찰의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정치권이 검찰 수사를 감사하겠다는 것이냐”며 “극히 이례적인 일에 당황스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현 노석조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