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참 좋은데… 가계 통신비 급증

입력 2010-08-16 19:12


통신비가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 7.35%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초당 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나 고가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통신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2분기 가계 동향에서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통신서비스 지출액이 14만2542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가격 기준 월평균 소비지출(193만8000원)의 7.35%에 해당하는 것으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통신서비스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3만4111원)보다 6.3% 늘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004년 1분기(10.4%) 이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신서비스 지출액은 지난해 1분기 2.8%까지 줄고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0.8%, 0.2%씩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 1.9% 증가세로 돌아선 뒤 올해 1분기 5.6%, 2분기 6.3%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측은 “지난해 통신서비스 지출이 감소한 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통신비 지출이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시기도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된 시기(지난해 11월)와 맞물린다. 아이폰은 지난 6월 말 누적 가입자 80만명을 넘어서며 스마트폰 열풍을 주도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도 “통신요금이 인상돼서 통신비 비중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이나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같은 고가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단말기 값을 할인받기 위해 상당수가 월정액 4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다. 일반폰을 쓰던 때에 2만∼3만원 하던 기본요금이 4만∼5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확산이 통신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통신업계 관계자는 “무선인터넷을 월 10메가바이트(MB)도 안 쓰던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500MB 이상 쓰게 됐기 때문에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초당 요금제도 SK텔레콤만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어 아직 요금인하 효과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연말까지 초당 요금제를 도입하면 내년 4000억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채 보급이 계속 확대될 경우 가계통신비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천지우 이용상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