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달동네, 이웃사랑으로 리모델링
입력 2010-08-16 20:43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조모(44)씨의 49㎡짜리 집은 16일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이 직접 찾아왔고 새집에 살게 된 조씨를 축하하기 위해 마을 주민 60여명이 모여들었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소속 봉사자가 불쑥 찾아와 조씨 부부에게 집을 말끔하게 리모델링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전한 것은 지난달 초. 예수님의 사랑으로 진행하는 ‘행복한 집 만들기 행사’라 했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좁은 시장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야 하는 조씨의 집은 30년 전에 지어졌기 때문에 허름하기 짝이 없었다.
조씨 부부는 사업 부도로 1억원의 빚을 지고 여기까지 밀려왔다. 천장 단열이 되지 않아 여름엔 찜통, 겨울엔 냉장고가 되기 십상이었다. 곰팡이는 허리춤까지 올라왔다. 자녀 4명과 함께 좁은 집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집 바깥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재단은 4200만원을 들여 마당 쪽으로 집을 트고 방을 1개 더 만들었다. 좁은 부엌은 훨씬 넓어졌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집 안으로 들어왔다. 화사한 톤의 붙박이장이 설치되고 TV와 컴퓨터도 신제품으로 들어왔다. 가난이 덕지덕지 붙어있던 누런 벽지는 화사한 꽃무늬 벽지로 바뀌었다. 아내 이모(42)씨는 “3년 전 사업이 망하고 빚 독촉에 시달릴 때는 정말 힘들어서 솔직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라고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신 게 아닌가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용기 재단 이사장은 “나 역시 과거 판자촌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주거문제가 사람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귀한 분들의 섬김을 통해 행복한집 만들기 행사가 진행된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재단이 2008년 5월부터 지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이 사업은 충남 부산 제주 광주 등에 이어 6번째다. 재단은 이날 조씨 가구 외에 7가구의 주택 개보수, 7개 사회복지시설 개보수 및 물품지원을 위해 4000만원을 지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